PALO (星威 / Xingwei) 1.5V AAA 900mWh 리튬 충전지의 실제 방전 시험을 통해 측정한 전류량과 방전 그래프. 이 블로그의 '전지 용량 시험' 섹션은 이 충전지와 티니핑 때문에 만들어 지게 되었다.
리튬계열 충전지의 장점
건전지의 셀당 공칭 전압은 1.5V, 그리고 니켈 계열 충전지는 1.2V 이다. 보통 0.3V의 전압차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일부 전압에 민감한 기기들은 문제가 발생한다. 건전지를 사용하는 기기들은 보통 2~3 개 정도를 직렬 연결하여 3V 또는 4.5V 를 만들어 사용 하는데, 니켈 충전지 3개를 직렬 연결 하면 1V 가까운 전압 차이가 생긴다. 일반적인 반도체의 동작 기준 전압이 3~5V 정도임을 감안하면, 조금만 사용 해도 저전압 경보를 울리며 동작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충전지가 요즘 나오는 리튬 기반의 충전지다. 리튬 충전지의 셀당 공칭 전압은 3.6V로, 기존의 건전지/충전지를 대체하기에는 전압이 맞지 않으나, 높은 전압을 낮은 전압으로 낮추어 주는 회로 (통상 벅 컨버터라고 부른다) 를 거치면, 건전지와 동일한 1.5V 를 출력하게 된다. 물론, 벅 컨버터의 용량에 따른 방전 전류의 제한과, 변환 과정에서 손실되는 전력, 그리고, 충전지 잔량을 모르고 사용하다가 전지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문제들이 있겠지만, 1.5V 정전압 출력이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큰 장점을 가진 충전지다.
전지 용량 시험의 시작
아이들이 LCD가 달린 장난감에 입문한 후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기 곤란한 지경이 된 필자는 건전지 대신 충전지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고 니켈계열 충전지를 구매했다. 문제는, 충전을 완료한 전지를 넣었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저전압 경보를 띄우며 꺼져버리는 장난감들 이었다.
나날이 쌓여가는 폐 건전지들에 허우적리던 필자에게, 리튬 충전지의 한 줄기 빛과 같은 구원의 손길 이었다. 관련된 제품들을 이것저것 알아 보다가, 알리 익스프레스를 통해 Xingwei Battery의 PALO 충전지 AAA 4개와 AA 4개를 구매했다. 헌데, 조금 사용하다 보니, 생각보다 충전지가 오래 가지 않는 듯 했다. 아니, 건전지를 쓸 때 보다 더 빨리 배터리가 방전 되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불과 몇시간 지나지도 않았는데 '건전지 갈아 주세요'를 외치는 꼬맹이들을 보며,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필자는, 결국 배터리의 성능을 직접 측정해 보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티니핑과 PALO 배터리가 이 블로그 섹션을 시작하고, 죽어있던 홈페이지 블로그를 다시 부활시킨 계기가 된 셈이다.
PALO 1.5V AAA 900mWh 리튬 충전지
우선, 자세히 보니 용량 표기의 단위가 mAh 가 아니라 mWh 이다. 남들과 다른, 일반적인 표기법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 경우다. 정말 자신 있거나, 뭔가 숨기거나.. 암튼, 1.5V 전압에 900mWh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라 가정하면,
P = V × I
0.9[W] = 1.5[V] × 0.6[A]
즉, 600mA로 방전하면 한 시간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00mA로 방전하면 6시간을 버틸 수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이것이 말도 안되는 소리인것을, 우리의 티니핑들이 실사용을 통해 증명해 주었다.
그럼, 이 전지의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어느정도인가? 시험을 시작할 시간이다.
시험 방법
- Cutoff 전압 1.1V에 도달할 때 까지
- 100mA 정전류(Constant Current) 연속 방전
-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전압값을 데이터로거를 이용해 기록한다.
- 데이터로거의 기록으로 엑셀에서 그래프를 그리고, 수치를 도출한다.
본 블로그의 용량 시험 표준 컷오프 전압은 0.95V이다. 하지만, 리튬계열 충전지는 그 특성상 1.5V정도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절벽에 가깝게 떨어진다. 0.95V를 기준해도 상관은 없으나 별 차이가 없기에 1.1V로 설정 했다.
방전을 지속하며 전압이 떨어지면 흐르는 전류량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방전되는 전류에 따라 전지에서 방전할 수 있는 전체 전류량이 변하게 된다. 집에 있는 전지가 들어간 장난감들의 소모 전류들을 확인하여, 대략 평균치인 100mA로 설정 했다. 또한, 방전 휴지 기간 (사용하지 않는 시간) 이 길면 전체 방전 가능한 전류량이 많아지게 된다. 단, 이 경우에는 배터리당 시험 시간이 너무 길어질 수 있어, 연속방전으로 시험하기로 한다. 방전전류를 100mA 로 유지하기 위해 부하 저항값을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단, 이번에 시험할 전지는 리튬계열 충전지로 방전동안 전압강하의 폭이 크지 않다.
본 블로그에서는 별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배터리들 간의 동등한 비교를 위해 여기서 말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시험 결과
100mA CC | 50mA CC | 20mA CC | |
CELL 1 | 271mAh 2:42:57 |
263mAh 5:16:11 |
257mAh 12:51:19 |
CELL 2 | 261mAh 2:36:57 |
270mAh 5:23:46 |
짜증나서 |
CELL 3 | 265mAh 2:39:12 |
261mAh 5:13:31 |
때려쳤다 |
각 셀별로 100mA, 50mA 20mA 정전류 방전시 방전한 총 전류량과, 컷오프 전압에 도달하기까지의 걸린 시간
방전 그래프
100mA 정전류 방전 결과
50mA 방전 결과
20mA 방전 결과
평가 및 결론
역시 예상대로, 잘 가다가, 어느 순간 전지가 그냥 죽어버리는 수준으로 출력 전압이 떨어진다. 이놈은 도어락같이, 전지를 제때 갈아주지 않으면 곤란한 곳에는 사용하면 안 되겠다.(모든 리튬 계열 벅 컨버터 사용 충전지가 동일할 것이다.)
헌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100mA 방전 시험을 진행해 보니, 최대 6시간을 예상한 방전 시간은, 3셀 모두 3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사실, 여기에는 적지 못했으나, 중간에 데이터 로깅이 되지 않아, 방전 시간과 최종 결과만 건질 수 있었던 테스트,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해 중간에 중단된 테스트들이 7개 더 존재한다. 그놈들의 결과 역시 마찬가지 였다.
보통 전지는 방전전류가 과도하게 높을 경우, 총 방전 가능 전류량이 줄어든다. 방전전류가 너무 높아서 그랬나 싶어 마음에, 50mA 로 방전 전류를 낮췄으나 방전 전류량은 비슷한 수준의 결과가 나온다. 오히려 아주아주 약간이긴 하나 방전 전류량이 줄었다. 혹시나 해서, 20mA 로 방전 해 보면 어떨까 싶어, 다시 시도해 보려 했으나, 한 번 해보고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와 그냥 때려 쳤다.
일단, PALO 1.5V AAA 900mWh의 용량은 264mAh 되겠다.
100mA 방전 시험을 한 결과 만으로 계산을 해 보자면, 평균 1.5볼트 정전압에 3시간 방전했다 가정 하더라도
P = V × I × h
P = 1.5[V] × 0.1[A] × 3hour = 450mWh
즉, 표시되어 있는 900mWh의 절반인데, 저 3개의 셀 모두, 방전 시간은 3시간에도 못미치며, 방전 전압 또한 1.5V에는 미치지 못했다. 저 3개의 셀 모두, 표시된 용량의 절반도 안 된다는 소리다. 애초에 저 900mWh 라는 표기는 전지 용량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완충에 필요한 전력량이거나, 이 전지 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간 전력량 일 수도 있다.
내가 꼬맹이들과 짝꿍에게 몹쓸 짓을 했구나... 뭐 좀 해볼라 하면 꺼져버리는 티니핑 장난감들이 얼마나 야속했을까. 오래 갈거라고 자신만만하게 건네준 전지를 쉬지않고 갈아 줘야만 했던 짝꿍은 얼마나 번거로웠을까.. 미안 얘들아.. 미안해요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