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의 동작 원리와 구성 요소, 종류들에 대해 살펴 보고, 스피커와 파워앰프의 연결방법과 바이앰프 구동에 대해 알아본다.
드디어! 음향 시스템의 마지막 구성 요소, 출력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예쁜 소리를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마지막에 그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결국 스피커이다. 스피커에서 제대로 출력이 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될 뿐이다. 어떻게 해야 이 포스 뿜뿜인 놈들을 잘 부려먹을 수 있을 지, 필자와 함께 2회에 걸쳐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이번 회에는 스피커의 구성 요소와 동작 원리, 그리고 스피커의 종류들에 대해 살펴 본다.
스피커의 구성 요소
스피커 유닛 (Speaker Unit)
스피커 유닛은 스피커(통)에서 실제적으로 소리가 방출되는 부분이다. 스피커 유닛은 자석과 코일, 그리고 코일에 붙어 있는 진동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의 사진을 한번 보시라.
??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독자들 있을 거다. 맞다. 이 그림은 3강에서 마이크를 설명하며 나왔던 다이나믹 마이크의 구조다. 스피커 유닛은 다이나믹 마이크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마이크는 진동판에 전해진 진동을 코일을 통해 전류로 바꾸는 놈이고, 스피커는 코일에 흐르는 전류를 가지고 진동판을 진동 시키는 놈이란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것도)
아주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자석과 전기선이 있을 때 전기와 자기가 서로 영향을 받는다(이를, 전자기 유도 현상이라고 한다.)는, ‘렌츠의 법칙(Lenz’s Law)’이란 게 있다. 아마 고등학교때 들어 봤을 거다. 코일에 자석을 집어넣고 움직이면 자석의 움직임에 따라 코일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 그리고 반대로, 코일에 충분한 전류가 흐르면 코일에 집어넣은 자석이 움직이게 된다.
파워앰프의 출력은 교류라고 말한 한 바 있다. 교류는 전류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전류의 방향이 바뀌는 것에 따라 스피커 내의 자석이 위! 아래! 위! 위! 아래! 로 움직일 것이고, 자석의 움직임에 따라 자석에 붙어 있는 진동판이 함께 움직이며 진동(소리)를 발생시키게 된다. 그리고 이 진동이 공기를 통해 전해져 우리의 고막을 때리게 된다. 우리가 3강에서 봤던 마이크의 원리와 동일하다. 단지 방향이 반대일 뿐이다.
실제로 이어폰 같은 조그마한 스피커 유닛의 경우, 마이크 자리에 연결하고 소리를 질러대면 신호가 발생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라인레벨 정도의 출력을 마이크에 연결하면 마이크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물론, 그렇게 사용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크로스오버 / 네트워크 (Crossover / Network)
스피커를 보면, 한 통에 스피커 유닛이 한 개가 아닌, 두 세 개 달린 놈들이 있다. (이를 N-WAY 스피커라 한다. 2개면 2 WAY, 3개면 3 WAY) 하나의 스피커가 모든 음역대를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싶을 경우, 스피커 유닛을 여러 개 박아 둔 다음, 이놈은 고음용, 저놈은 저음용 하는 식으로 담당하는 대역을 정해 준다. 이때 파워앰프에서 받은 신호를 각 주파수 별로 나누어 스피커 유닛으로 보내는 놈이 필요 하다. 그 역할을 하는 장치를 크로스오버 또는, 네트워크라고 한다. (스피커의 경우에는 소신호 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장비인 크로스오버와 구분하여 네트워크라고 부를 때가 종종 있다.)
크로스오버 회로는 교류에서 고음역을 통과시키는 HPF(High Pass Filter)의 역할을 담당하는 콘덴서(Capacitor)와, 저음역을 통과시키는 LPF(Low Pass Filter)의 역할을 담당하는 코일(Inductor), 그리고 저항으로 구성된다. 이것들을 조합하여 주파수 별로 신호를 분리해 낸다. 파워앰프와 스피커선을 분리한 직후에도 스피커선에는 약간의 전기가 남아 있는데, 크로스오버에 남아있는 잔여 전력이다. 파워 앰프에서 스피커선 선 뺐다고, 바로 아무 생각 없이 스피커 선을 다루면 환상적인 짜릿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입력 단자
파워앰프의 출력을 입력받는 단자이다. 종류는 앞의 강좌인, 15. 출력의 전달 > 스피커 선은 전기 선이다. 를 참고하기 바란다.
스피커 통 / 캐비닛(Cabinet) / 인클로저(Enclosure)
위에서 말한 구성요소들을 담는, 스피커 ‘통’이다. 보통 검은색의 나무재질이고, 내부에는 소리의 공진을 방지하기 위해 두터운 솜이나 흡음재를 잔뜩 붙여놓는 경우가 많다. 관리가 잘 안된 스피커의 경우, 여기에 곰팡이가 잔뜩 슬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캐비넷이라고도 부르고, 인클로저라고도 부르나, 통이라고 부를때가 가장 정겹다.
그릴(Grill)
스피커 통 전면에 씌워 둔 철망을 그릴이라고 한다.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스피커 유닛을 이물질이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스피커의 분류
스피커는 동작 방식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의 스피커가 하나의 이름으로만 불리지는 않으며, 상황에 따라 같은 스피커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부를 수 있다. 현장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대표 적인 것들만 몇 가지 추려 보자면,
파워앰프의 여부에 따른 분류
액티브 / 파워드 (Active / Powered) 스피커
액티브 스피커는 스피커 내부에 파워앰프를 가지고 있는 놈이다. (음향에서 액티브라는 말이 붙으면 별도의 전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앰프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일단 무게가 무겁고, 입력은 마이크레벨이나 라인레벨의 신호를 받으며, 별도의 전원선을 연결해 주어야 한다. 간단한 믹서나 EQ를 내장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패시브 (Passive) 스피커
패시브 스피커는 별도의 전원 없이 외부의 파워앰프를 통해 신호를 공급받는 놈이다. 일반적으로 스피커라고 하면 이 패시브 스피커를 말하는 것이다.
소리의 방사 패턴에 따른 분류
포인트 소스 (Point Source) 스피커
점음원이라는 의미로, 스피커 한통이 담당할 수 있는 출력의 범위를 넓게 설계한 스피커. 사실, 아래 설명할 라인 어레이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의 거의 모든 스피커는 포인트 소스 스피커라 할 수 있다. 포인트 소스 스피커라는 개념은 라인 어레이 시스템과 구분하기 위해서 생겼다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그냥 일반 스피커를 의미하며, 현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은 아니다.
라인 어레이 (Line Array) 스피커
포인트 소스 스피커의 경우 각 스피커의 출력이 서로 간섭을 일으키기 쉽고, 불필요한 방향 (수직 상방 : 하늘) 으로 퍼져 나가는 출력들도 있어서, 필요한 방향으로 소리를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스피커가 바라보는 수직범위를 좁혀 원하는 방향으로 방사되는 출력을 집중시키고, 복수의 스피커를 놓더라도 스피커 간의 간섭이 없도록 설계해, 마치 하나의 초대형 스피커처럼 동작하도록 만든 스피커다. L-Acoustics 의 V-DOCS 가 대표적인 라인 어레이 시스템 스피커다.
주파수 대역에 따라
풀 레인지 (Full Range)
스피커 한 통으로 모든 음역대를 커버하도록 설계된 스피커를 말한다. 스피커 통 안에 여러 유닛이 박혀 있든, 하나만 박혀 있든 상관 없이, 담당 대역이 넓고 단독 사용이 가능하다면 풀 레인지라고 부른다. 유닛의 경우에도, 스피커에 다른 유닛이 없고 혼자 있다면, 그 유닛을 풀 레인지라 부른다.
우퍼 (Woofer)
스피커 중, 저음역을 담당하는 스피커를 말한다. 또는 풀 레인지 스피커 통에 있는 유닛 중, 저음역을 담당하는 유닛을 우퍼라 부른다. 우퍼보다 더 낮은 초 저음대역을 담당하는 스피커가 있을 경우, 서브우퍼(Sub Woofer)라 부른다. '로우'라 부르기도 한다. ( '로우가 터졌어요!' 와 같이)
트위터 (Tweeter)
스피커 중, 고음역을 담당하는 스피커를 말한다. 보통 트위터라고 하면, 풀 레인지 스피커의 고음역을 담당하는 유닛을 지칭할 경우가 많다. 트위터보다 더 위 대역을 담당하는 스피커가 있을 경우, 수퍼트위터(Super Tweeter) 라고 부른다. (허구한 날 뻑하면 터져 나가는 놈이다 : '하이가 나갔어요!')
미드레인지 (Midrange)
중음역대를 담당하는 스피커를 말한다. 통을 지칭하기 보다는, 풀 레인지 스피커의 중음대역 유닛을 지칭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줄여서 '미드'라고 한다 ( 예 : '미드 소리가 왜이래?' )
생긴 모양에 따라
혼 (Horn) 스피커
스피커 유닛에 나팔을 붙여 놓은 형태로, 중-고음역대 유닛은 대부분 이 형태를 가진다.
콘 (Cone) 스피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동그란 형태의 스피커를 말한다. 콘 스피커의 진동판을 '콘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설치 위치 및 목적에 따라
하우스 (House) 스피커
무대/출연자가 아닌 청중을 바라보는 스피커를 하우스 스피커라 한다. 메인 스피커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나, 좀 더 넓은 개념이다. 예를 들어 천장에 여기저기 메달아 놓은 스피커들이나 아래에 설명할 프론트필 역시, 하우스 스피커라 부를 수 있다.
모니터 (Monitor) 스피커
청중이 아닌 무대/출연자를 바라보는 스피커를 모니터 스피커라고 한다. 자신의 소리나, 다른 출연자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사용된다.
풋 모니터 / 플로어 모니터 (Foot Monitor / Floor Monitor)
출연자의 발 앞에 위치하여, 해당 위치의 출연자가 자신의 소리나 다른 출연자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사용된다.
센터 필 / 프론트 필 (Center Fill / Front Fill)
메인 스피커의 배치 간격이 멀 경우, 스피커 사이에 소리가 직접 전달되지 않는 빈 공간(Sound Holl : 사운드홀)이 생기게 된다. 이 사운드홀에 소리를 채우기 위해, 메인 스피커 사이의 중앙부에서 청중을 향하는 스피커이다.
사이드 필 (Side Fill)
하우스 스피커일 경우는, 메인 스피커로 커버할 수 없는 양 끝단을 커버하기 위한 스피커를 말한다. 모니터 스피커일 경우에는, 무대 양 끝에서 무대 전체에 모니터를 제공하는 스피커를 말한다.
딜레이 타워 (Delay Tower)
앞뒤로 긴 공간의 경우, 메인 스피커의 음량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 경우, 중간에 스피커를 두어 뒤쪽 공간을 채워야 하는데, 메인 스피커와의 거리로 인해 시간차가 생긴다. ( 소리는 공기중에서 1초에 약 340M 를 진행하며, 사람은 0.1초의 시간차이도 충분히 인지한다 ) 때문에 약간의 지연시간을 두고 소리를 출력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렇게 지연이 적용된 스피커를 딜레이 스피커라 하며, 개중에 높이 쌓아 올린 형태를 딜레이 타워라 부른다.
설치 방법에 따라
스택(Stack)
가장 일반적인 설치 방법으로, 지면이나 아시바등에 올려놓고, 그 위로 쌓아 올리는 형태로 배치한 스피커를 말한다.
플라잉 / 리깅 (Flying / Rigging)
천장, 트러스, 또는 크레인등을 이용해 공중에 메달아 둔 스피커를 말한다. 스피커 출력을 넓은 지역에 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피커와 파워앰프의 연결
일단, 액티브 스피커의 경우는 파워앰프가 필요 없다. 패시브 스피커의 경우, 파워앰프와 연결하는 방법이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패시브 / 노말 모드 (Passive / Normal)와 바이앰프 (BI-AMP) 모드이다.
패시브 / 노말 모드 (Passive / Normal Mode)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연결 방법으로, 패시브 모드라고 부르기도 하고, 노말 모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파워앰프의 출력 신호를 스피커에 연결해 주면, 스피커 내부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주파수 대역이 나뉘어져 각각의 스피커 유닛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스피커에는 + 한가닥과 – 한가닥 해서, 총 2가닥의 선이 사용된다.
바이앰프 (BI-AMP) 모드
바이앰프 모드는 두 대의 앰프를 가지고 스피커 하나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단, 파워앰프의 브리지 모드처럼 출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아니고, 모든 스피커가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매뉴얼이나 스피커 입력단자 쪽을 보면 BI-AMP 모드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 놈들이 있다. 참고로, 바이앰프의 바이(BI)는 숫자 '2'를 뜻한다. 트라이앰프 (3개), 쿼드앰프 (4개) 구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해 봐야, 어차피 바이앰프 모드에서 앰프 댓수만 더해지는 것이다.
어쨌든, 왜 굳이 앰프를 두개 써서 스피커 한통을 구동 하는고 하니, 파워앰프의 출력은 크로스오버를 거치면서 손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파워앰프의 출력을 조금이라도 온전히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구동 방법으로, 스피커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를 거치지지 않고, 각 스피커 유닛에 파워앰프의 출력을 직접 연결해 버린다.
아래의 그림은, JBL SR-4735X 라는 스피커의 입력 판넬 부분이다. 보면, 노말 모드와 BI-AMP 모드를 선택할 있다. (판넬을 뜯으면 내부에 연결을 변경할 수 있는 터미널이 있다.) 사용하는 모드에 따라 입력받는 커넥터 내부의 배치가 약간 다르다. 잘 보면, 노말 모드일 때는 ±2 가 N/C (Not Connect : 사용안함) 로 표시되어 있는데, BI-AMP 모드에서는 ±1이 LF(Low Frequency), ±2가 HF(High Frequency)로 표시되어 있다.
전 강좌에서, 스피콘 커넥터를 이용하면, 하나의 커넥터에서 2선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었다. 스피콘 커넥터의 내부를 잘 보면 ±1과 ±2 등의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스피커에서 지정된 번호에 맞춰 커넥터의 해당하는 단자에 각 파워앰프의 출력을 연결해 주면 되겠다. 물론 이때의 각 파워앰프 입력은, 각 스피커 유닛의 주파수대역에 맞게 대역분리 된 신호여야 한다.
스피커의 병렬연결
바로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피커의 입력판넬에는 대부분 같은 모양의 단자가 두개씩 붙어 있다. 병렬연결을 위한 커넥터로, [파워앰프]-[스피커1]-[스피커2]의 식으로 연결할 때 사용한다. 물론, 파워앰프 입장에서는 병렬로 연결된 스피커가 추가될 때 마다 임피던스가 줄어들고 부하가 늘어나게 된다. 생각 없이 무작정 연결하다 보면 파워앰프의 허용 임피던스 범위를 쉽게 초과하게 된다. 파워앰프의 제한에 맞추어 사용하도록 하자.
마무리
다음 시간에는 스피커의 특성과 주요 성능 지표들에 대해서 알아 보도록 하겠다. 내 목적에 맞는 좋은 스피커를 고르고 싶다면? 다음 강좌를 잊지 말고 봐 주시라.